

반도체 산업의 핵심 소재인 웨이퍼의 공급망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최근 국제 반도체협회(SEM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웨이퍼 출하량이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나, 지역별·용도별 편차가 심해지면서 공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기본 소재로, 순도 99.9999999%의 고순도 실리콘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300mm 표준 웨이퍼의 가격은 전 년대비 4.2% 상승했으며, 고급 웨이퍼의 경우 납기 지연이 3개월을 넘어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전략적 비축 수요가 겹쳤기 때문이다.

공급망 재편의 중심에는 미국과 EU의 자급률 제고 정책이 있다. 미국은 CHIPS Act를 통해 국내 웨이퍼 제조 능력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도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으로 자체 웨이퍼 생산 기지 구축에 14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대만, 한국, 일본 중심의 공급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의 SUMCO와 신닛세키, 한국의 SK실트론 등 주요 웨이퍼 제조사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활용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공급망 다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높아진 운송비와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3년이 웨이퍼 산업의 판도를 결정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300mm 대형 웨이퍼에서 450mm 초대형 웨이퍼로의 전환, 그리고 갈륨비소(GaAs),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소재 웨이퍼의 개발 경쟁이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50mm 웨이퍼는 기술적 난제로 인해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지만,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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