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멜에셋 뉴스ㅣ"어차피 안 된다"…청약통장 상반기에만 35만 명 줄었다)
한때 '내 집 마련 필수품'으로 불리던 청약통장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당첨 문턱은 높아지고 분양가와 대출 규제 부담은 커지면서, 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상반기 감소폭, 작년의 3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583만4034명으로, 지난해 12월 말(2618만4107명)보다 35만73명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감소폭이 10만885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2배 커진 규모다.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서울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서울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 8만6913명 줄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1만721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당첨으로 통장이 소진된 사람보다 해지한 사람이 더 많았던 셈이다.
핵심 가입자인 1순위가 빠져나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탈의 성격이다. 같은 기간 1순위 가입자는 41만2329명 줄어든 반면, 2순위 가입자는 6만여 명 늘었다. 오랜 기간 납입해 당첨 가능성이 높은 장기 가입자들이 오히려 통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30대의 이탈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으며, 통장을 새로 만든 사람보다 해지한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유① 가점 인플레이션…"만점도 턱걸이"
가장 큰 이유로는 높아진 당첨 커트라인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주요 단지의 최저 당첨 가점은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 서초 전용 59㎡C 당첨자는 84점 만점을 기록했고, 오티에르 반포 전용 44㎡도 최저 당첨 가점이 74점에 달했다. 오래 납입하고 무주택 기간을 유지해도 당첨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면서 "넣어봐야 소용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유② 당첨돼도 '현금 장벽'
당첨 이후의 자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5905만 원으로, 2023년(3553만 원)보다 약 66% 올랐다. 아크로 서초 59㎡C의 최고 분양가는 17억9000만 원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는데도 계약하려면 10억 원이 넘는 현금이 필요하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대책은 "역부족" 평가
정부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 이자율과 월 납입 인정액을 높이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에는 소득공제 한도(연 300만 원)와 신혼부부 출산 시 특별공급 혜택도 확대됐다. 그러나 가입자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필수'에서 '선택'으로
청약통장은 한 번 해지하면 그동안 쌓은 가입 기간과 납입 이력이 사라진다. 가점과 무관한 추첨제 물량이나 특별공급을 염두에 둔 가입자라면 해지 여부를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내 집 마련의 문이 좁아지는 사이, 청약통장의 의미도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