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을 떠나 사람의 삶을 설계하다 '화학박사'에서 '보험 전문가'로…김주성, '보험금은 돈이 아니라 선택지입니다'

연구실을 떠나 사람의 삶을 설계하다
화학박사에서 보험 전문가로…김주성, “보험금은 돈이 아니라 선택지입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인물

 

김주성 부팀장. / AI부동산경제신문

9년간 화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보험설계사가 됐다. 언뜻 보면 전혀 연결되지 않는 두 직업이다. 그러나 김주성 부팀장(이하, 김 부팀장)은 자신의 선택을 ‘완전히 다른 길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구실에서 물질의 변화를 관찰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검증했던 것처럼, 지금은 한 사람과 기업의 재무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위험을 설계한다. 연구 대상이 물질에서 사람의 삶으로 달라졌을 뿐, 문제를 발견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주성 부팀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화학·에너지 분야 석박사통합과정을 거쳐 2024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과정에만 약 9년을 투자했다. 반도체 소재와 나노소재를 연구했고, MoS₂ 기반 전자소자와 TiO₂ 기반의 광촉매 소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김주성 부팀장. / AI부동산경제신문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기술 스타트업 에코캐탈에서 연구소장으로 근무했다. 이곳에서 그의 역할은 단순한 실험에 머물지 않았다. 실험실 규모에서 만들어지던 소재를 수백 g에서 kg 단위로 확대하고, 원가를 낮추고, 외부 시험기관의 인증을 진행하며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과정까지 경험했다.

 

이 시기는 김 부팀장에게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좋은 기술을 만드는 것과 좋은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선택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고, 복잡한 기술을 상대방의 언어로 전달해야 했다.

 

그 경험은 이후 보험·재무 컨설팅 분야로 이동하는 기반이 됐다.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분석하는 사람”

 

현재 김 부팀장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개인의 보장 설계뿐 아니라 기업 대표자의 퇴직재원 마련과 법인 자금, 증여·상속 등 장기적인 자산 이전 문제다.

 

특히 법인 컨설팅에서는 단순히 보험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무제표와 기업의 현금 흐름, 대표자의 은퇴 계획, 가족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연구자 시절 몸에 밴 습관이 현재 업무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숫자가 왜 나왔는지 검증하고, 여러 조건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보험 역시 가입 당시의 조건만 볼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뒤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팀장은 “연구에서는 하나의 숫자도 근거 없이 사용할 수 없다”며 “고객의 자산과 미래를 다루는 일은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보험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선택지입니다”

 

김 부팀장이 이 일에 본격적인 애착을 갖게 된 데에는 상담 현장에서 느낀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큰 병을 진단받았을 때 통장에 목돈이 있다고 해서 그 돈을 선뜻 치료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가정에서 어렵게 모은 목돈에는 대부분 이미 이름이 붙어 있다. 자녀의 교육비일 수도 있고, 주택대출 상환자금일 수도 있으며, 노후를 위해 오랜 시간 모아둔 돈일 수도 있다.

 

몸은 아프지만 그 돈을 쓰는 순간 가족의 미래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환자 본인조차 치료에만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부팀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보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돈이 있다는 것과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해 모은 돈, 집을 위해 모은 돈을 가지고 있더라도 막상 내가 아팠을 때 그 돈을 치료에 쓰려면 망설이게 됩니다.”

 

그에게 보험금은 단순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되는 보상금이 아니다.

 

평소의 자산과 별도로 ‘치료를 위해 사용해도 되는 돈’을 미리 준비함으로써, 질병이 발생했을 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치료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상황을 줄이는 수단에 가깝다.

 

그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순간만큼은 돈 때문에 가족과 미래를 먼저 걱정하기보다, 본인의 회복을 우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보험금이 그런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자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생각은 그의 보장 설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진단받았을 때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것을 넘어, 실제 치료 과정이 길어졌을 때 필요한 자금은 무엇인지, 치료와 생활을 동시에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한지를 함께 살펴보려 한다.

 

그에게 좋은 보험은 가장 많은 보장을 넣은 보험이 아니라, 정작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고객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주는 보험이다.

 

시작은 늦었지만 결과는 빨랐다

 

새로운 분야에서 그의 성과는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다.

 

보험 영업을 시작한 이후 매월 우수 신인으로 선정됐으며, 2026년 2분기 신인 MVP에 선정됐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부팀장으로 승격했다.

 

화학박사라는 이력만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분야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 연구자 특유의 긴 설명을 줄이고 핵심을 전달하는 법, 고객이 실제로 고민하는 질문을 먼저 찾는 법, 상담 이후 의사결정을 돕는 방법도 새롭게 익혀야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도 연구자 시절과 비슷한 방식을 택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방법을 수정한 뒤 다시 현장에서 검증했다. 실험실에서 반복했던 ‘가설-실험-검증’의 과정이 영업 현장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결국 고객이 선택하는 것은 상품보다 사람”

 

김 부팀장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이름에 대한 신뢰다.

 

보험은 계약 순간에 끝나는 상품이 아니다. 10년, 20년을 넘어 경우에 따라 한 사람의 은퇴와 사망 이후까지 관계가 이어진다. 따라서 좋은 상품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그 계약을 장기간 관리할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상품은 회사가 만들지만 결국 그 상품을 설명하고,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 옆에 남아 있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에게 상품보다 먼저 저라는 사람을 판단해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 역시 ‘오래 할 사람’이라는 점이다.

 

9년에 걸친 박사과정과 연구소 운영 경험은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긴 시간 하나의 문제를 붙잡고 해결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현재의 보험 영업 역시 일시적인 직업이 아니라 장기간 전문성을 축적해야 하는 또 하나의 전문 분야로 바라보고 있다.

 

연구자가 논문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수백 번의 실험을 반복하듯, 한 사람의 삶을 제대로 설계하기 위해서도 끊임없는 공부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연구 대상이 바뀌었을 뿐, 질문은 같다

 

김주성 부팀장의 이력만 보면 그의 인생에는 몇 번의 큰 방향 전환이 있었다.

 

ROTC 장교를 거쳐 연구자의 길을 걸었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는 스타트업 연구소장이 됐다. 그리고 현재는 보험과 재무 컨설팅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각각의 자리에서 던졌던 질문은 의외로 비슷하다.

 

‘문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통해 그 질문에 답했다면, 지금은 고객이 오랜 시간 쌓아온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삶의 선택지를 잃지 않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김 부팀장은 자신의 목표를 단순히 실적이 높은 보험설계사가 되는 것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고객이 중요한 재무적 결정을 앞두었을 때 가장 먼저 의견을 묻는 사람, 그리고 계약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그의 공부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연구소장이 됐다고 실험이 끝난 것도 아니었다.


김주성은 직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오랫동안 책임질 대상을 바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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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4 13:51 수정 2026.09.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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